책 읽은 날

[ 책 ]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 2 : 종망의 예언, 그리고 라그나뢰크

hotba 2021. 11. 11.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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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불길한 예언

북유럽 신화의 아홉 공간

어두운 운명과 여자 예언자들

불행을 몰고 오는 로키의 불길한 자식

최후를 준비하는 오딘의 전사들

2. 못다한 이야기

전쟁과 파괴에 밀린 풍요와 평화의 신

이둔 여신과 젊음의 사과

늙은 신랑을 맞이한 스카디 여신

사랑에 눈이 먼 프라야

짝사랑에 애태우는 오딘

멘글라다와 스빕다크르의 사랑 노래

인간의 신분을 만든 신 하임달

우여곡절 많은 외팔이 신티르

신들의 어머니, 지혜로운 여신 프리크

3. 라그나괴크, 신들의 최후

아름다운 신 발더의 죽음

로키의 욕설

영원히 계속되는 전투

니플룽겐족의 최후 |반지 이야기 2|

신들의 황혼


2권의 틀이 '종말의 예언, 그리고 라그나뢰크'인 만큼 보물위주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던 1권보다 더 신들의 이야기에 집중된 느낌입니다. 신화 속 아홉세계를 뵤사하는 것도 1권보다 더 자세히 묘사되어 있습니다.

1권에 많이 나왔던 미드가르드, 아스가르드, 바나하임 등 외에도 비프로스트, 헬 등에 대한 묘사가 더욱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아홉세계외에 아홉세계와 모두 연결되어있는 세계수인 위그드라실에 대해서도 더욱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1권에는 없던 북유럽 신화가 유독 사람마다 이름들이 다른지에 대해서도 서술되어 있습니다.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원래 알고 있던 이름들과 조금씩 달라서 처음에는 제가 잘못알고 있거나 작가님께서 잘못 쓰신건가 생각했는데 서술되어 있는 것을 읽고 왜 달랐는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마블 영화인 토르 : 라그나로크 로 알 수 있었던 신들의 종말인 라그나로크는 이 책의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라그나뢰크라고 쓰여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따로 찾아보니 이 책의 이름들은 대부분 독일어 발음으로 적혀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부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2권의 이야기는 라그나뢰크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발퀴레가 셋, 아홉, 열둘로 무리지어 다니거나 아흐레 등 1권과 마찬가지로 2와 3의 배수가 곳곳에 많이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중간에 티르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티르는 빛의 신이었는데 신들이 펜리스를 묶으려 하였을 때 펜리스에게 자신들이 묶으면 끊을 수 있냐고 물으면서 두번이나 펜리스가 끊은 상황이었습니다. 신들은 펜리스에게 세번째로 풀 수 있냐고 하였고 펜리스는 이를 눈치채고 어떤 신의 오른손을 자기 입에 넣어야 한다는 조건을 걸게 됩니다. 이때 티르가 용기를 내어 오른손을 펜리스의 입에 넣었고 신들이 펜리스를 묶고나서 펜리스가 이를 끊지 못하자 펜리스는 티르의 오른팔을 먹어버리게 됩니다. 이상황에서 신들은 그저 펜리스가 묶여서 허둥대는 모습에 깔깔거리며 웃기만 하였고 티르만 오른팔이 잘려 웃지 못하였습니다. 이것을 보고 우리는 시대의 가치관이 변하였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시대는 티르의 방식의 희생을 존중하지 않고 오히려 생각 없는 용기라고 여기는 것처럼 보입니다. 마치 우리의 시대에서도 가끔 비슷한 상황을 볼 수 있는데 이 글을 읽었다면 후에 비슷한 상황이 오더라도 그 또는 그녀의 용기에 박수 쳐주며 응원을 해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북유럽 신화가 그리스 로마 신화나 다른 신화와는 특성이 살짝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북유럽 신화는 다른 신화들과는 달리 이미 끝난 이야기를 서술한 것이라고 합니다. 뒤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북유럽신화는 라그나뢰크가 끝나고 단 몇 명의 신들과 인간들만 남아 후대를 이루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보입니다.

티르

로키가 신들의 연회에서 신들을 욕하고 묶이는 등 라그나뢰크가 시작하기 전까지의 사건들을 서술하고 1권에서 끝내지 못했던 절대반지의 뒷 이야기가 나옵니다. 물론, 이 이야기 또한 라그나뢰크의 3가지 징조 중 하나와 연관되어 있어서 아예 동떨어진 내용은 아닙니다.

그 3가지 징조는 각각 수탉 세 마리가 동시에 울기 시작하면서 온 세상이 그 소리를 들었다는 것, '바람의 시대', '늑대의 시대'인 온 세상에서 형제가 형제를, 아들이 아비를 죽이는 일이 3년동안 되풀이되는 것, 여름도 없이 핌불이라 불리는 세상에서 가장 길고 무시무시한 겨울이 계속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3가지 중 2번째 징조에 절대 반지의 뒷 이야기인 지구르트의 혼란, 브륀힐트의 복수, 구드룬의 복수 외에도 헤드닝의 전쟁, 흐라이트마르 부자의 이야기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라그나뢰크가 시작될 때 처음부터 해와 달을 쫓던 두마리의 늑대, 스쾰과 하티가 하늘에서 해와 달을 붙잡아 삼켜버렸다고 나와있습니다. 책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아마 일식이 이렇게 표현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과거 태양은 수많은 나라와 문명에서 중효한 상징이었고 일식을 안좋게 바라보았습니다. 그래서 많은 문화권에서는 일식이 어떤 검은 존재가 태양을 물어 뜯는 일이라 여겼고 신화에서 뜯어 먹는다는 이미지는 매우 부정적인 것으로, 사건의 종말과 연관되는 부정적인 상징입니다. 이를 미루어 볼 때, 신들의 황혼이자 신들의 운명, 세게의 종말인 라그나뢰크의 시작을 알렸던 해와 달이 두 늑대에게 먹힌 것은 일식이었다고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라그나뢰크가 시작되고 신과 거인, 아인헤리, 인간도 모두 죽었습니다. 시간이 한참 흐른 후, 죽지 않고 살아남은 오딘의 아들인 비다르와 발리, 토르의 아들인 모디와 마그니, 발더와 그의 아내 난나와 동생 회두르가 돌아왔습니다. 또한, 미드가르드에서 인간 한쌍이 살아남았고 세계는 아제 신들이 다스리던 때보다 평화로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라그나뢰크가 끝이 났습니다.

 

마지막에 2권을 마치며 작가님께서 적어놓으신 시가 한 편 있습니다.

 


 

우리가 물이 되어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

 

그러나 지금 우리는

불로 만나려 한다.

벌써 숯이 된 뼈 하나가

세상에 불타는 것들을 쓰다듬고 있나니.

 

만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푸시시 푸시시

불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

 

올 때는 인적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 강은교, <풀잎>에서

 


 

마치 라그나뢰크가 끝나고 다시 새로운 세대들이 희망을 품고 이어가듯이 이 시를 보고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시를 읽고 나니 "아침은 반드시 찾아온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등의 말들이 떠올랐고 안좋은 일이 있더라도 다시 힘을 내서 일어나 부딪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시를 읽고 모두 저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이 아니더라도 좋은 방향으로 모두를 이끌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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